본문
그리움이 별처럼 쌓이는 바닷가 모래언덕의 외딴 섬 학교晴境 김선철
1960년대 대부도 대남초등학교 주변은 도로 상태가 너무 나빠서 비가 오면 장화 없이는 다니기 힘든 바닷가 농어촌 마을이었다. 선생님들이 하숙하던 비룰 마을은 동쪽, 서쪽, 북쪽을 막혀 있고, 바다가 보이는 남쪽은 틔어 있어, 마을 전체가 크다란 천문대 구실을 하여 별이 아주 잘 보였다고 한다.
이 마을 이름이 ‘비룰’ 인데 대남초등학교 북서쪽에 위치한 가장 가까운 마을이다. 마을 이름 ‘비룰’은 충청도 바닷가에서 ‘별’을 ‘비울’이라 하는데, 이 ‘비울’이 변음(變音) 되어 ‘비룰’이 되었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에게 여쭈어보니 대부도는 서산, 당진과 가까워 충청도에서 이주해 온 사람이 많았다고 하였다.
예로부터 대부도에는 부자들이 많았는데, 지주를 대리하여 소작권을 관리하는 사람이 살았던 마을이라 집이 크고 방이 많아 선생님들이 하숙집으로 정했다고 한다.
그리고 대남초등학교는 마을과 떨어진 바닷가 일본인 소유였던 적산(敵産) 임야에 세워졌기 때문에 10m 이상의 해송 숲이 학교를 감싸고 있어 운동장이 크다란 천문대 역할을 하여 밤이 되면 별이 아주 잘 보였다. 2005년 교장사택에 거주할 때, 회식이 있는 날 밤 운동장에 들어서면 촘촘히 떠 있는 수많은 별이 머리위로 금방 쏟아질 것 같았다. 어릴 때 고향에서 보았던 북두칠성, 작은곰자리의 북극성, 큰곰자리의 삼태성, 오리온자리의 삼대성(三大星), 카시오페이아 등을 보며 옛 추억에 잠기곤 하였다. 2010년 겨울까지 운동장은 별보기 좋은 학교로 소문나 천문관측 동호회원이 많이 왔다. 아쉽게도 2011년 학교 주변 길가에 많은 가로등이 설치되면서 그렇게 잘 보이던 별들이 가물가물 해져 망원경으로도 관찰하기 어렵게 되었다.
대부도에 근무했던 선생님과 마을 사람들에 의하면 다른 곳에 비하여 어족자원이 풍부하고 농산물도 많이 생산되어 인심이 후하고 막걸리를 많이 담아 먹었단다. 오직했으면 “대부도에 가서 돈 자랑하지 말라고 했을까?” 선생님들은 쉬는 날이면 마을에 가서 일손 돕기를 하고, 마을의 생일과 회갑, 결혼, 상가 (喪家), 제사 등의 관혼상제(冠婚喪祭)와 설·추석 명절과 마을 잔치에는 선생님들을 자주 초청하거나 선생님들이 먹을 음식과 막걸리를 학교에 보냈다고 한다. 그리고 스승의 날이나 운동회 때도 많은 음식을 준비하여 선생님들을 잘 대접했다고 한다.
총각 선생님들은 회식이나 잔치가 끝나면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외딴 학교의 바닷가 모래언덕에서 손뼉으로 박자를 맞추어가며 목이 터져라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바닷가에서 헤어져 밤하늘의 반짝이는 별을 보며 500m쯤 떨어진 비룰 마을까지 걸어갈 때 온몸에 느껴지는 그리움은 수많은 별처럼 쌓여, 고향, 가족, 애인 생각이 더욱 간절할 수밖에 없었다. 1960년대 전기가 없는 대부도 바닷가 학교의 오월은 인적하나 없이 깜깜한데, 별들은 더욱 초롱초롱하고, 뻐꾸기, 부엉이, 풀벌레 소리는 더욱 요란하게 들렸다. 여기에다 모래 언덕의 소나무 숲 사이로 부는 바닷바람 소리에 더해 느껴오는 차가운 밤공기로 고향과 부모님 생각에 외로움 커가 ‘섬마을 선생님’ 노래가 저절로 흘러나올 듯하지 않는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