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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섬 대부도, 정감이 묻어나는 환경친화적인 땅이름晴境(청경) 金善喆(김선철)

1994년 말부터 시화호 수위(水位)는 공단 지면(地面)보다 1m 낮도록 조절하기 때문에 광활한 황금어장이 빛을 잃고, 어패류가 죽어서 산더미처럼 쌓여 죽음의 호수가 된 곳이 시화호와 대송습지이다. 해산물이 지천이던 대부도 연안에는 섬사람들의 삶과 자연현상이 담겨진 아름다운 우리말 지명이 많았으나 어장 황폐화와 더불어 사라지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
대부도에는 갯벌과 해변에 있는 큰 바위 관련 전설이 많다. 방아머리 선착장에 신선이 놀고 갔다는 정자모양의 바위섬 큰강정이와 작은강정이, 마귀할멈공깃돌, 고기 잡으러 간 할아버지를 기다리던 할머니가 바위가 되었고, 할머니가 바위가 된 말을 듣고 할아버지도 바위가 되었다는 구봉도 할미할아배바위가 있다. 강한 바람이 부는 밤이면 기괴한 소리가 들린다는 송바위, 선감도의 마귀할멈 뒷본자리 선돌, 탄도의 삼형제가 부모를 기다리다 바위가 되었다는 ‘삼형제바위’ 아들이 바위를 되었다는 말에 놀란 부부가 선돌이 되었다는 ‘부부바위’ 등이 있다.
대부도는 지형이 낙지발 같이 갯벌로 뻗어 있어 ‘뿌리섬 또는 낙지섬’이라 하였다. 종현동 해안의 느릿뿌리, 돌메뿌리, 동미뿌리, ‘벽산뿌리’가 있다. 흥성리에 해적선을 먼저 살필 수 있는 선지뿌리, 거문여뿌리, 흘곶에는 대부도 끝의 막뿌리, 조금 때 서서 건넜다는 행낭곡 서근여뿌리, 고랫부리, 강거래뿌리, 중부흥 백합 갯바탕이 있던 느릿뿌리, 샛터에 붉은뿌리, 신당리에 신댕이뿌리, 영전에 육지 쪽의 배가 처음 정박한 함백이뿌리, 죽순같이 뾰족하게 뻗은 대깨미뿌리, 큰 묘가 있던 고추장뿌리, 두우현 고개너머 숯뿌리와 개섬뿌리 등이 있다.
선감도에 100여척의 배를 정박시킨 선착장 남대문뿌리, 중국선원들이 용왕제를 지낸 괵끼뿌리, 동산뿌리, 불도의 소죽은뿌리, 돌부처를 싣고 간 돌부리, 탄도에 동물의 목을 닮은 목개와 드는뿌리, 아랫뿌리, 불도의 돌부처가 그물에 걸린 미륵뿌리, 구낭제를 지낸 구능뿌리, ○○뿌리가 중요한 이유는 바닷물이 빠르게 돌아나가며 갯벌을 일구고 자갈·모래·혼합갯벌 등이 다양하게 형성되어 백합, 바지락, 굴, 낚지, 맛 등이 많이 잡히는 중요한 갯바탕이었고, 큰 섬이라 지명을 세분화함으로써 바다에 나간 어민의 위치를 쉽게 파악하는 이정표 구실을 하였다.
대부도에서 큰 바위나 절벽이 바다로 뻗어 내리거나 솟아올라 넓게 펼쳐져 있는 것을 ‘여(黎)’라고 한다. 방아머리 선착장의 말을 닮은 ‘마여,’ 용두포 옆의 노루를 닮은 노루여, 고랫부리 근처의 서근여와 고기잡이 간 장남이 바위섬에 걸려있었다는 장자여, 검은 바위가 뻗어 나온 검은여 등이 있다. 그리고 바닷가에 자갈이나 돌들이 길게 깔려있는 곳을 장술이라 하였다. 방조제 수문 근처의 방아머리긴장술, 흘곶앞장술, 정진물마을 해변의 긴장술이, 말부흥 할미섬긴장술, 누에섬긴장술 등이 있다. 큰돌과 바위가 많은 곳은 굴밭이었고, 자갈과 모래가 많은 곳에는 바지락, 낙지, 조개, 꽃게 등이 많이 잡히는 황금어장이었다.
어장에 나가 목이 마르면 손을 가리고 물을 받아먹은 섬, 큰가리기섬과 작은가리기섬, 태풍이 오면 배를 끌어올린 나루설미, 위험한 물목 흐맥이, 복날 화성사람까지 와서 놀고 간 천연물약수터, 새의 둥지가 많았던 돈지섬, 골짜기에 물이 많아 갯골 저수지를 이룬 여수(餘水)개, 샘물이 솟아난 우물꾸미, 용두포 가는 돌다리 에메기, 돌을 밟고 건넌 돌메기, 헤엄쳐 건넌 수영목, 수산물을 씻은 큰 웅덩이 두멍, 학이 갯골을 건너는 것을 보고 대부도로 건너와 목숨을 구했다는 학지, 큰 우물이 있는 한우물, 황금산에서 금닭이 날아왔다는 금당구지, 그물을 끌며 고기를 잡던 고두메기, 혼합갯벌로 어패류가 많이 잡힌 숫벌, 해무(海霧)가 짙은 햄섬, 위험한 갯바탕 두루섬, 병풍처럼 생긴 바위섬 병풍산, 거머리가 많았던 그므랭이방조제, 그릇을 구운 동화흙, 큰 갯고랑 사이로 안부를 묻던 만아들 등 환경친화적인 지명을 계승·보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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