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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낭곡어촌계 박승경 어촌계장
대부도 행낭곡어촌계가 해양수산부장관 표창을 받으며 지역 어업의 지속가능성과 공동체의 힘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김양식은 단순한 계절 노동이 아니라 1년 내내 바다와 씨름하는 고된 업이며, 최근에는 2세대 젊은 어민들이 대거 합류해 어촌의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생산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가공시설 부족, 환경규제로 인한 공장 신설 제한, 생산자와 유통자의 가격 격차 등 구조적 문제가 여전히 어민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행낭곡어촌계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생산 중심 어업’에서 벗어나 가공·유통까지 포괄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일이다. 이번 수상은 그 변화의 출발점이자, 김 양식의 미래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편집자주-
1. “장관표창은 우리 모두의 노력”
안산시 대부동 행낭곡어촌계 김양식 자율관리공동체가 해양수산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박승경 어촌계장은 이번 수상에 대해 “개인의 성과가 아니라, 김양식 어민들이 1년 내내 바다를 지키며 해안 정화와 어장 관리를 꾸준히 실천한 결과”라고 강조했다.행낭곡어촌계는 전체 110가구 중 70가구가 어업 생산활동에 종사하고, 그중 23가구가 김양식업을 운영한다. 이번 상은 공동체가 만들어낸 일상이 국가적 성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 “하루의 절반을 바다에서”… 김양식의 현장
김양식장까지는 배로 30분, 약 12km를 달려 나가야 한다. 거친 바다 환경 속에서 포자를 붙이고,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채취를 반복하는 지난한 작업이다. 여름에도 김발과 시설을 정비하느라 쉴 틈이 없다.박 계장은 “어업이라고 하면 겨울만 바쁘다고 생각하지만, 김양식은 1년 내내 손이 가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최근에는 기존 어민들의 자녀 세대가 자연스럽게 김양식에 합류하며 30~40대 젊은 어민이 23명까지 늘어났다. 그는 “귀어인이 아니라 ‘2세 어민’이 들어오는 구조라 더 튼튼하다”며 “행낭곡의 미래를 밝히는 가장 큰 변화”라고 말했다.
3. “김이 넘쳐도 버릴 수밖에 없는 현실”
행낭곡어촌계의 가장 큰 고민은 가공시설 부족이다. 대부도 전체에 김공장은 단 한 곳뿐이며, 시설이 낙후돼 처리 능력에 한계가 있다.박 계장은 지난해 상황을 떠올리며 “풍작이었는데 공장 수용량이 모자라 결국 많은 김을 바다에 버릴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문제의 핵심은 환경규제다. 김 세척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이 까다로운 기준에 걸리면서 신규 공장 허가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산업단지에서 건립을 권고 받아도 규제 수준은 똑같다.그는 “예전에는 굴껍질에 포자를 붙여 키우던 김포자 공장도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사라졌다”며 “현재 있는 청춘수산 공장의 설비라도 신형으로 교체해 생산 효율을 높이려 한다”고 말했다. 신형 설비로 교체하면 현재 100단 생산량을 150단까지 늘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4. “생산자는 힘들고 유통은 남는 구조… 이대로는 안 된다”
김 가격 문제도 심각하다. 김 한자루(120kg)는 과거 18만~20만원에 거래되었지만 지난해에는 풍작 탓에 4만원까지 떨어졌다. 반면 완제품 김 가격은 7~8천원으로 예년과 동일했다.박 계장은 “생산자는 매출이 5분의 1로 줄었는데 유통 마진은 그대로거나 더 늘었다”며 “이 구조로는 김양식의 미래가 없다”고 단언했다.그는 “이제는 생산만으로는 생존이 안 되고, 반드시 유통까지 결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일손도 문제다. 김양식 한 가구는 2~3명의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며, 가족 단위로 운영한다. “일은 힘든데 내국인은 하려고 하지 않는다. 결국 외국인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그럼에도 김양식업은 연 1억~2억 원의 수입이 가능한 고수익 업종이어서 행낭곡어촌계는 대부도에서도 ‘경제력이 탄탄한 어촌’으로 알려져 있다.
5. “세대가 이어지는 어촌, 지속가능성을 키워야 한다”
행낭곡어촌계는 어촌문화공감센터를 중심으로 어민대기실, 위판경매장, 회의실, 사무실 등 공동시설을 갖추며 어업 기반을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박 계장은 “이번 장관표창을 계기로 김양식의 가치와 어민들의 노력이 더 많이 알려졌으면 한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젊은 세대가 어업에 남아 있다는 것이 행낭곡의 가장 큰 자산”이라며 “다음 단계는 가공시설 현대화와 유통체계 구축을 통해 지속가능한 어촌을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마지막으로 그는 “바다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줬다. 이제는 우리가 바다와 어촌의 미래를 준비할 차례”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김태창 기자 chang49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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