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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대부도에서 이처럼 귀한 전문가를 만나는 일은 쉽지 않다. 난(蘭)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공간을 무료로 개방해, 난초를 함께 감상하고 정보를 교류하며 배울 수 있는 곳. 그 중심에는 한란(寒蘭) 재배와 연구에 평생을 바쳐온 난예술가 박병옥 작가가 있다.
박병옥 작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한란을 소장한 전문가로 알려져 있으며, 미술과 서예에도 깊은 조예를 갖춘 예술인이다. 그는 “난초는 단지 식물이 아니라 자연의 향기와 예술적 감성을 품은 하나의 작품”이라고 말한다.그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긴 장소가 바로 안산시 단원구 대부동동 983에 위치한 ‘금향난농원’이다. 이곳은 난초 애호가라면 언제든 찾아와 난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다.
특히 겨울에 피는 상록 난초인 한란은 제주도 등에 자생하며 은은하고 깊은 향을 가진, 말 그대로 ‘숨은 보석’ 같은 식물이다. 이러한 한란을 중심으로 한 재배·전시 행사인 ‘한란대전’은 박병옥 작가의 손끝에서 더욱 특별함을 갖는다. 자연의 향, 고요함, 예술적 연출이 조화된 전시 공간은 관람객들에게 단순한 식물 감상을 넘어선 감성적 경험을 제공한다.
올해는 “향기로 말을 거는”이라는 주제로 제4회 박병옥 한란전이 2025년 11월 20일부터 12월 19일까지 열리고 있다. 전시장의 문을 여는 순간, 겨울 한란의 짙은 향에 취해 시간이 멈춘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박 작가는 “그동안 짧은 기간 전시를 하다 보니 많은 분들이 찾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며, 한란을 더 많은 이들에게 소개하고자 올해는 한 달간 전시 기간을 확대했다고 전했다.
취재 과정 내내 기자의 머릿속에는 한 가지 고민이 떠나지 않았다.‘이렇게 귀한 문화·예술 자원을 어떻게 하면 안산시와 대부도에 널리 알릴 수 있을까?’대부도에 살고 있는 주민으로서 이토록 훌륭한 전문가가 지역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설레고 자랑스럽기 그지없었다.
박병옥 작가의 전시는 단순한 난 전시가 아니다.자연이 주는 향기, 식물의 생태적·미적 아름다움, 그리고 예술적 감성을 결합한 복합 감각 체험 공간이다.난을 좋아하는 사람뿐 아니라 예술과 자연을 즐기는 누구에게나 깊은 울림을 주는 전시다. 또한 ‘판매’보다 ‘감상과 사색’을 중시해 관람객들이 조용히 머물며 계절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다만 아쉬움도 있다.박 작가의 폭넓은 재능과 대규모 난 보유량에 비해 대중적 접근성과 지역 홍보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란을 사랑하는 마니아뿐 아니라 일반 시민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안산시와 대부도의 적극적인 지원과 문화·관광 자원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박병옥 작가는 대부도가 보유한 귀중한 자연·예술 콘텐츠의 핵심 인물이다.조금만 관심을 쏟는다면 대부도는 사계절 내내 향기와 예술이 머무는 새로운 문화 명소로 거듭날 수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변함없이 묵묵히 한란을 가꾸고 예술로 승화시키는 사람이 있다.바로 한란 예술가 박병옥이다.
윤성용 기자 jinsan1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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