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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편집국장 김태창

안산시가 또 다시 뇌물 의혹으로 얼룩졌다. 이번에는 현직 시장이 직접 수사선상에 올랐다. 이민근 안산시장이 안산시 ITS(지능형교통체계) 구축사업과 관련해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경찰의 소환 조사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 사회는 또 한 번 깊은 허탈감에 빠졌다.
이 시장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지난 15일 입장문을 통해 “제기된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현재 진행 중인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고 있으며, 귀국 후 명확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민들이 느끼는 실망과 피로감은 단순한 부인 한 마디로 씻기 어렵다.
이번 사건은 이미 구속 기소된 이기환 경기도의원과 ITS 관련 사업가 김모 씨 사이에서 시작됐다. 김 씨는 안산시 ITS 사업 편의를 대가로 금품을 건넸다는 혐의를 받고 있으며, 이 의원을 통해 이민근 시장에게 돈이 전달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안산상록경찰서는 지난달 이 시장을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소환 조사까지 마친 상태다.
이에 안산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즉각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시장이 직접 해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행정의 최종 결재권자인 시장까지 연루된 이번 사건은 안산시 행정의 근간을 뒤흔드는 일”이라며, “경찰은 성역 없는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민근 시장은 현재 프랑스와 영국으로의 공무국외출장 중이다. 그는 “출장 중 일방적인 의혹 제기와 성명 발표가 이뤄져 유감스럽다”고 밝혔지만, 시민들의 시선은 냉담하다. “또 시장이냐”는 말이 곳곳에서 들린다. 그도 그럴 것이, 안산시는 지난 수년간 반복된 비리와 구설로 신뢰를 잃어왔다. 전·현직 공직자들이 개발사업과 인허가를 둘러싸고 줄줄이 수사와 재판을 받는 일이 이어졌고, 공직사회의 청렴성은 늘 도마 위에 올랐다.
시민들의 정서는 단순한 분노를 넘어선 지 오래다. “언제까지 시장이 바뀔 때마다 비리 의혹을 듣고, 시민이 대신 부끄러워해야 하느냐”는 자조가 나올 정도다. 시민은 정직한 행정을 기대하지만, 시정은 번번이 불투명한 그림자에 갇힌다. 그 사이 ‘안산’이라는 이름은 깨끗한 행정보다는 ‘의혹의 도시’로 불리는 불명예를 떠안고 있다.
물론 이 시장의 혐의는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다.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섣부른 단정은 위험하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공직사회의 신뢰가 이미 무너져 있다는 사실이다.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사실이 아니다”라는 변명은 반복되고, 시민에게 돌아오는 것은 허탈한 뒷맛뿐이다. 정작 필요한 것은 ‘진실을 밝히는 태도’이며, ‘책임지는 자세’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개인의 비위 문제가 아니다. 시정의 투명성과 공공의 신뢰, 그리고 시민이 위임한 권력의 책임성이 걸린 문제다. 진실이 무엇이든, 이민근 시장은 귀국 즉시 시민 앞에 서서 직접 설명해야 한다. 형식적인 입장문이나 대변인을 통한 해명으로는 부족하다.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려면, 시민이 납득할 만큼 공개적이고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아야 한다.
시민들은 더 이상 정치적 공방이나 정당 간 책임 떠넘기기에 관심이 없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청렴한 행정’과 ‘책임 있는 리더십’이다. 안산이 더 이상 부패의 대명사로 불리지 않기 위해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직사회 전체가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안산시 또 다시 뇌물수수 의혹”… 이 부끄러운 헤드라인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시민이 부끄러워해야 하는 행정이 아니라, 시민이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도시로 나아가야 한다. 그것이 시장의 의무이자, 지금 안산이 가장 절실히 필요로 하는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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