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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컬럼편집국장 김태창

최근 안산시 정가가 깊은 충격에 휩싸였다. 경찰이 안산시의회를 전격 압수수색하며 불거진 '항공료 조작' 의혹 때문이다. 사안은 단순하지 않다. 지방의회 의원들이 공무 해외출장을 명분으로 비즈니스석 항공권을 예산으로 발권한 뒤 실제로는 이코노미석을 이용하고, 차액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그 차액은 관광이나 개인 용도로 쓰였다는 의혹이 짙다. 말 그대로 혈세를 '쌈짓돈'처럼 쓴 셈이다.
이 같은 의혹의 중심에는 특정 정당 소속 시의원들이 있다는 점에서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해외 출장이라는 명분 자체가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했으며, 실제로는 ‘관광성 출장’에 가까웠다는 내부 증언도 나오고 있다. 출장 이후 제출된 보고서의 내용도 형식적이고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조작된 항공료와의 연관성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일탈이 아니라, 시스템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라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안산시의회의 자정 능력에 대한 회의는 물론, 지방자치제도의 신뢰 자체를 위협하는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시의회가 시민을 대표하고 감시하는 기관이 아니라, 스스로 특권의식에 젖어 기강을 해이하게 만든다면 시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할 수 없다.
이 와중에 또 다른 충격적인 비리 사건도 터졌다. 안산시가 추진한 지능형교통체계(ITS) 사업과 관련해, 시 공무원이 업체로부터 5천만 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구속됐다. 해당 공무원은 사업의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에 연루된 업체 대표 역시 구속되었으며, 사건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경기도의회 소속 A의원까지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 되며, 지역 정치권 전반에 대한 불신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ITS 사업은 시민의 교통 편의를 위해 추진된 정책이었지만, 그 과정이 특정 세력의 이익을 위한 장으로 전락했다는 점에서 참담함을 안긴다. 시민의 세금으로 이뤄지는 공공사업이 정경유착의 수단이 되고, 공무원과 정치인이 이를 공모했다면 이는 중대한 범죄다.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추가 구속자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수사는 이제 시의회를 넘어 안산시 전반, 더 나아가 경기도 일부 정치권까지 확대되고 있다. 안산지역 정가는 말 그대로 흉흉하다. 누가 더 연루되어 있는지, 어느 선까지 비리가 퍼져 있는지, 진실을 향한 수사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지역 사회에서 이런 일이 반복되는 근본적인 원인은 투명성과 견제 시스템의 부재다. 지방의회의 감시 기능은 형식에 그치고, 내부 고발자 보호 시스템도 사실상 유명무실하다. 정치인은 선출되고 나면 시민과의 거리감을 키우고, 공무원은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비리를 묵인하거나 적극적으로 가담한다. 이런 현실 속에서 시민의 세금은 마치 개인의 자산처럼 쓰이고, 공공성은 점점 사라져간다.
시민들은 묻고 있다. 누가 이들의 감시자가 될 것인가. 그리고 왜 우리는 이런 정치인을 뽑아야 했는가. 지금이라도 안산 정치권은 시민 앞에 진실을 고백하고,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 그것이 공직자와 정치인의 최소한의 도리이며, 다시금 시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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