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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편집국장 김태창

대부도에서 한 음악인의 꾸준한 꿈이 지역사회의 새로운 문화 움직임을 이끌고 있다. 임은미 원장이 추진 중인 ‘세대공감 오카리나 오케스트라’는 단순한 음악 동호회가 아니다. 각 세대가 자연스럽게 섞여 하나의 무대를 만드는, 공동체 문화의 새로운 실험이다. 특히 10대부터 80대까지 참여하는 오케스트라 구상은 지역의 인구 구조를 반영하면서도 세대 간 단절을 극복하려는 시도로서 의미가 크다.
대부분의 지역 문화 프로그램이 특정 연령대에 편중되는 현실을 떠올리면, 임 원장의 발상은 신선함을 넘어 지역이 안고 있는 문제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솔직한 답변처럼 보인다. 음악을 전공하지 않아도, 악기를 다뤄본 적이 없어도, 오카리나는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다. 바로 이 ‘쉬움’이 대중성으로 확장되고, 주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문턱의 낮음이야말로 대부도가 가진 문화적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강점이 된다.
그가 구상하는 오케스트라는 각 세대별 최소 5명에서 최대 10명으로 구성되며 전체 규모는 약 80명에 이른다. 이 숫자는 단순히 참여 인원 계산에 그치지 않는다. 80명이 하나의 호흡으로 연주를 맞추기까지 필요한 시간과 과정이 곧 공동체 회복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음악은 서로의 소리를 듣고 조율하는 예술이다. 그 속에서 세대 간 오해가 사라지고, 지역 주민 간의 유대는 자연스럽게 축적된다.대부도가 스스로 만들어가는 문화적 브랜드가 탄생할 가능성이 여기에서 비롯된다.
대부도는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지만, 주민들이 직접 만들어가는 문화 콘텐츠는 늘 아쉬움으로 지적돼 왔다. 외부 관광객을 위한 이벤트는 많지만, 정작 ‘지역민을 위한 문화’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반복돼왔다. 이런 현실에서 오카리나 오케스트라 구상은 지역 문화의 방향을 “소비에서 생산으로, 관람에서 참여로” 전환시키는 중요한 시도다.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루어지는 문화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이는 곧 지역의 경쟁력이며, 지역 공동체의 건강성을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물론 80명 규모의 오케스트라 운영에는 현실적 과제도 존재한다. 연습 공간, 운영비, 프로그램 체계 등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그러나 지역 문화는 언제나 ‘큰 돈’보다 ‘첫 사람’이 중요했다. 누군가 시작을 열고, 그 움직임에 공감하는 주민이 하나둘 모일 때 비로소 지역 문화는 살아난다. 임 원장의 도전은 바로 그 첫 사람의 역할을 하고 있다.
대부도는 지금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세대가 함께 살아가는 지역에서 세대가 함께 연주하는 오케스트라는 단순한 음악 활동을 넘어 지역의 미래를 상징하는 문화적 상징이 될 수 있다. 오카리나의 소리는 작지만, 그 소리가 지역사회에 남길 파장은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
대부도에는 지금 조용한 문화 혁명이 시작되고 있다. 이 작은 악기가 언젠가 대부도의 가장 큰 울림이 되길 기대한다.
그리고 야무진 임은미 원장의 원대한 꿈이 꼭 이뤄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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